자유게시판

글보기
제목영화관 ㅊㅈ 이야기(2)2020-07-26 01:37
카테고리이야기 > 연애
작성자 Level 10

女 : 오빠 노래 잘 해요?

 

나 : 갑자기 왠 노래?

 

女 : 그냥ㅋ 노래 잘 하는 사람 멋있잖아요.

 

나 : 노래방 가고 싶어?ㅋ 이거 먹고 노래방 갈래?

 

女 : 아니요ㅎㅎ 노래방 가잔 소리가 아니라 그냥ㅋ 전 음치에요ㅠ

 

나 : 하하하;;; 서민정 같은?ㅋ

 

女 : 그 이상일수도.....ㅠ

 

 

 

ㅊㅈ가 노래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을듣고, 전 결심을 했습니다.

 

나름의 비장의 카드랄까요?ㅋ

 

 

 

나 : 막창 먹을줄 아니?

 

女 : 네??

 

 

 

주안에 '화륭' 이라는 막창집이 있습니다.

 

80년대 대포집 처럼 꾸며놓은 곳인데, 통기타가 가게에 있고

 

예전엔 가끔 사장님이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기타를 칠줄 아는 손님들이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기도 합니다.

 

저는 꿍꿍이를 가지고 호프집에서 나와 막창집으로 향합니다.

 

 

 

굉장히 오랫만에가게 안을 들어서자 낮익은 얼굴이 저를 반깁니다.

 

 

?? : 야!! 너 되게 오랫만이다!!!

 

나 : 헤헤~ 누나 안녕하세요ㅋ

 

 

가게 사장님의 여동생.

 

이모나 아줌마라고 하기엔 너무 젊은 나이라 누나라고 부르는 부사장님입니다ㅋ

 

예전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을때 통기타가 있는걸 보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조용조용 불렀었는데,

 

가게 사람들과 손님들 반응이 너무좋아 즉석에서 어설픈 콘서트가 벌어졌고,

 

그 뒤로 누나는 제가 가게만 가면 기타를 쳐 달라곤 하십니다ㅋ

 

 

가게 누나 : 굉장히 오랫만에 왔네? 뭐하고 지냈어?

 

나 : 그냥 일때문에 너무 바빴어요ㅠ

 

 

 

가게 누나와 너무도 반갑게 안부인사를 주고받자 ㅊㅈ가 두리번 거리다 묻습니다.

 

 

女 : 오빠. 여기 자주오시나봐요? (소곤소곤)

 

나 : 예전엔 자주 왔는데 요즘엔 바빠서 잘 못왔어.

 

 

그렇게 말하고 있는 사이 누나가 기본 반찬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참이슬 후레쉬와 콜라를 챙겨주십니다.

 

 

가게 누나 : 막창 세개 맞지?ㅋ

 

나 : 물론이죠!!ㅋ

 

가게 누나 : 근데 이분은 여자친구? 되게 이쁘다~

 

 

가게 누나의 갑작스러운 멘트에 ㅊㅈ와 저는 동시에 대답했습니다.

 

 

女 : 잘 어울려요?ㅎ

 

나 : 아니에요 여자친구는 무슨..;;;;;ㅋ

 

 

 

 

 

..........

 

잠시동안의 정적.....

 

아 난 왜 이렇게 등신같은 짓만 골라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女 : 잘 어울려요?ㅎ

 

나 : 아니에요 여자친구는 무슨..;;;;;ㅋ

 

 

 

........

 

1초가 10년같은 정적이 흘렀습니다ㅠㅠ

 

누나가 피식 하며 다시 일하러 가십니다. 뭔가 큰 사고를 친것 같아요.

 

난 왜 이리 센스가 부족한 걸까요.

 

 

나 : 음... 아... 어... 음... ;;;;;;;;

 

女 : 미안해요 오빠ㅋ 제가 장난쳐서.

 

나 : 아니... 그게 아니라. 난 네가 그냥 기분나빠할까봐서...ㅠ

 

女 : 뭐가 기분나빠요ㅋ 오빠 귀엽다ㅋㅋㅋㅋ

 

나 : 하하하;;; 귀엽긴... (귀가 없겠지...)

 

 

그렇게 대충 잘 수습하고 있으니 막창이 나옵니다.

 

불판위에 막창이 치이이익 소리를 내며 기똥차게 익어갑니다. (ㅋ ㅑ~~~)

 

막창을 이리저리 구우며 ㅊㅈ에게 묻습니다.

 

 

나 : 막창 먹어봤어?

 

女 : 아니요. 곱창만 먹어봤어요~ 곱창은 짱 좋아해요^^

 

나 : 막창 한번 맛들이면 곱창같은건 눈에도 안들어올걸ㅋ (못 먹는게 없구나-_-;;)

 

 

막창이 다 익고 ㅊㅈ가 한점 들어 맛을 보자 마음에 들었는지

 

맛있다며 계속 집어먹기 시작합니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ㄷㄷㄷ;;)

 

막창이 줄어갈수록 한잔 두잔 술잔도 비어갑니다.

 

ㅊㅈ가 문득 가게안을 두리번 거리더니 말합니다.

 

 

女 : 어? 여기 기타도 있어요. 오빠 기타칠줄 알아요?

 

나 : 응. 조금... (칠줄 알지 당빠. 그래서 널 여기로 데려왔거든ㅋㅋㅋ)

 

 

가게 누나 : 기타도 기타지만 노래는 또 얼마나잘하는데ㅋ

 

 

!!!!!!

 

뒤에서 누나가 기타를 가져다 주며 말합니다. (아 누나 타이밍 사랑해요ㅠ)

 

 

女 : 우와~ 오빠 노래 완전 잘하나보다!!

 

나 : ;;;;;;;; 아니 뭐 그정도는 아니고;;;;;;; (노래만 좀 해 노래만. 그게 내 유일한 필살기야ㅠ)

 

 

그렇게 제 손에 기타가 쥐어졌고,

 

가게에 두테이블 정도 있던 다른 손님들도 익숙한듯 같이 호응을 해주기 시작합니다.

 

ㅊㅈ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무언가 기대를 잔뜩 품고 나를바라봅니다.

 

 

나 : 좋아하는 노래 있어?

女 : 음... 갑자기 물어보니까 생각이 안나는데요^^;;;

 

 

속으로 외칩니다.

 

제발 아는노래, 아는노래.

 

ㅊㅈ가 무슨무슨 노래 좋아해요 했는데 내가 모르면 무척 민망한 상황이니까요ㅠ

 

 

女 : 음... 김동율 노래였는데.

 

나 : 취중진담?!!!! (브라보!!!!!!!!!1 90% 확신)

 

女 : 네 맞아요 그거 그거!!

 

 

속으로 만세를 외쳤죠.

 

대한민국 대 다수의 여성이 고해와 함께 남자에게 듣고싶다는 그 노래ㅠ

 

하지만 노래방에서 열나게 불러봐야 앵간히 잘 부르지 않는 이상 이뭐병 취급을 받는다는 그 노래ㅠ

 

평소에 연습해둔 보람이 있었습니다.

 

 

나 : 좀 못불러도 이해해줘.

 

 

전주로 반복코드를 치기 시작합니다.

 

가게 사람도, 손님도, ㅊㅈ도 저에게 집중합니다.

 

이 순간만큼은 제 시간인겁니다ㅠ

 

 

나 : 그래... 난 취했는 지도 몰라... ♬ 실수인지도 몰라... 아침이면... 까마득히... 기억이 안나...

 

    불안해 할지도 몰라...♬

 

 

노래가 시작되고 살짝 ㅊㅈ를 보니 천천히 박자 박수를치며 알수 없는 미소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솔로남 너 이자식. 조금만 힘내자ㅠ)

 

평소엔 잘만 부르던 노래도 ㅊㅈ앞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떨리더군요. (밴드해서 무대 경험도 있는놈이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박수를 쳐줍니다.

 

 

女 : 우와~ 오빠 노래 되게 잘해요!!!!! 완전 멋있어!!!

 

나 : 하하;;;; 고마워

 

 

하지만 끝이 아니라죠...

 

손님들과 가게 사람들이 앵콜을 외치기 시작했고,

 

전 ㅊㅈ의 눈치를 살핍니다.

 

 

女 : 더 불러줘요 더!! 나도 앵콜!!앵콜!!

 

나 : 하하;;;;;

 

 

머슥하게 내려놓았던 기타를 다시 잡습니다.

 

아마 그 때 일은 평생 잊을수 없는 기억중에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곡의 노래가 끝나고.

 

많은 박수를 받으며 저만의 무대가 끝이 났습니다. (초반에는 긴장됬지만 점점 제가 막 신나서 놀음)

 

 

女 : 오빠 정말 멋있었어요ㅋ 안 힘드세요?

 

나 : 괜찮아ㅋ 잘 들었다니 다행이다ㅎ (담배를 끊어야 겠어. 숨이 차서 죽을것 같거든ㅠ)

 

女 : 다음에도 또 들려주세요.

 

나 : 물론이지. (평생 들려주고 싶다 아주)

 

女 : 약속했어요!!!

 

 

그렇게 대화를 조금 더 나누고 술잔을 더 기울이다가.

 

막창집도 대충 정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나저나 ㅊㅈ가 주량을 많이 넘어섰나봅니다.

 

두칸정도 되는 계단일 뿐인데 내려오며 ㅊㅈ가 휘청 하더군요.

 

서둘러 팔을 붙잡아주며 물었습니다.

 

 

나 : 괜찮아?

 

女 : 응 오빠. 고마워요. 나 많이 취했나봐^^;;;

 

나 : 어째 너무 많이 마신것 같아 보이더라. 집에 가자 데려다줄게.

 

 

그렇게 말하고 택시들 서는 곳까지 부축아닌 부축을 해주며 (터치가 거의 없는 매너 부축ㅠ)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대화가 끊겨 어색하더군요.

 

제가 말을 이었습니다.

 

 

나 : 오늘 참 오랫만에 재밌었던것 같아. 하하;;;

 

女 : ........

 

나 : ........ (이 쒸ㅠ 뻘줌하게ㅠ)

 

 

그렇게 말이 먹히고 무안하게 있는데...

 

 

女 : 오빠......

 

나 : 응??

 

 

 

 

 

女 : 우리 술 한잔만 더 해요.

나 : 너 오늘 너무 많이 마셨어. 오늘은 그만 들어가자.

 

女 : 에이~ 나 하나도 안취했어요.

 

 

갑자기 부축을 뿌리치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다

 

얼마 못가서 휘청 (나는 너 넘어지는 줄 알았다-_-)

 

 

나 : 넘어져서 무릎깨지면 나중에 다리 흉해져.

 

女 : 흉해져서 싫어요?ㅋㅋㅋ

 

나 : -_-;;;;; (이 아가씨가 술꼬장을)

 

女 : 우리 술 한잔만 더해요. 응? 한잔마~안ㅠ

 

나 : 시간도 많이 늦었고. 너 더 취하면 감당이 안될것 같......ㅇ....

 

 

슈렉들 보셨나요-_-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연기하던 그 장화신은 고양이 눈빛

 

저 그거 실사판으로 그날 봤습니다-_-;;

 

 

나 : 눈빛공격 하지마. 안돼

 

女 : 쳇. 나쁘다...

 

 

그렇게 툴툴대며 있는 ㅊㅈ를 보니 그냥 보내기도 뭐하더군요.

 

그치만 너무 걱정되고 어떻게 보면 첫 데이트 일지도 모르는데 뭔가 안좋은 기억이 생길까

 

두려웠던것 같습니다. (내가 ㅊㅈ에게 혹은 ㅊㅈ가 나에게)

 

 

나 : 그럼 딱 한잔만 더 하는거다.

 

女 : 넵!!!!!!!

 

 

전 정말 딱 한잔만 더 하기 위해

 

Bar 를 데려갔습니다.

 

수목어 라는 가게인데 일반 모던바 처럼 남자들만 드글드글 한 곳이 아닌

 

연인들이나 여자끼리도 많이 오는 3층 건물이 전부 바와 정원 같은걸로 꾸며진 곳입니다.

 

인천 사시는 분들은 한번 가보세요^^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요청했습니다.

 

 

나 : 호세 더블샷 하나랑 사이다. 그리고 언더락 빈잔 하나 주세요

 

바텐 : 레몬도 필요하세요?

 

나 : 아니요 얼음만 채워줘요. (ㅊㅈ에게) 넌 뭐마실래?

 

女 : 나도 오빠랑 같은...걸ㄹ...

 

나 : 하이네캔 하나 주세요

 

女 : 아 뭐에요 오빠.

 

나 : 맥주 마셔그냥.

 

女 : 쳇...

 

 

ㅊㅈ는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문 때문에 삐졌나 봅니다.

 

뾰로퉁 해 하고 있는 사이 주문한 호세와 맥주가 나옵니다.

 

 

나 : ........

 

女 : ........

 

나 : 왜 말이없어.

 

女 : 오빠...

 

나 : 응...?

 

女 : 오빤 나 별로에요?

 

나 : 무슨 말이야 그게. (별로긴 그럴리가 있냐-_ㅠ)

 

女 : 그냥. 뭔가 되게 무뚝뚝하고. 말도 단답일 때도 많고.

 

나 : 그냥 좀 성격이 그래. 그래서 오해도 많이받고. (심하게 받았지ㅠ)

 

女 : 난 오빠 느낌 좋은데. 처음엔 되게 무섭게 생긴줄만 알았는데. 사진도 잘찍고, 기타도 잘치고

 

나 : 하하;;;;;; (내 유일한 필살기 들이란다ㅠ)

 

女 : 노래도 잘 하고!!!!

 

나 : 뭐 남들 하는 만큼 하는거지...

 

 

그러면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습니다.

 

그러자.

 

 

女 : 남자친구도 담배 많이 피웠었어요.

 

나 ; ???? (불 붙이려다 멈칫)

 

女 : 같이 영화를 보러가면 영화 도중에도 담배를 피러 나갈정도로 담배를 달고 살았어요.

 

     그래서 자리도 항상 남자친구 때문에 통로쪽에 앉았었고.

 

나 : ........

 

女 : 영화 중간에 나가는거 매너 없는거라고 말을해도 잘 안들었어요.

 

     조금이라도 덜 나가게 하려고 제가 통로쪽에 앉았는데도 소용없드라구요^^;;;

 

나 : 많이 생각나니... 아직...

 

女 : 그냥... 다 추억이고 미련이지요 뭐^^;;;

 

나 : ........

 

女 : 오빠도 아직 하잖아요ㅎㅎ

 

나 : 뭐를...

 

女 : 추억을 지고 사는거ㅋ 우리 영화관에서 처음 봤을때 오빠가 한말 생각안나요?

 

나 : 아아... 그거...

 

女 : 오빠...

 

나 : ...응...

 

女 : 드라마에서도 그러던데...

 

     추억은 힘이 없대요.

 

나 : ........

 

 

 

 

 

나 : 알아...

 

     추억은 힘이 없어...

 

     그래서 내가 지켜줘야해

 

그렇게 말을 한 후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습니다.

 

뭔가 말을 잘못 꺼냈나 싶기도 했지만. 사실이었기 때문에 부정할 수는 없었었죠.

 

그렇게 사이다와 호세를 섞은 어설픈 슬래머 를 원샷하다시피 빠르게 마시고 말했습니다.

 

 

나 : 가자 이제

 

女 : 네...

 

 

그렇게 어색하게 가게를 나와 정말로 택시잡는 곳까지 걸어갑니다.

 

지나간 제 사람이 기억나는 바람에 기분이 좀 우중충해졌을까요.

 

아니면 ㅊㅈ의 남자친구 얘기에 마음이 상한걸까요.

 

이런 지금도 알 수 없는 마음을가지고 ㅊㅈ보다 두어걸음 앞어서 걸어갑니다.

 

뒤에서 ㅊㅈ가 말을 합니다.

 

 

女 : 오빠... 괜찮아요..? 괜히 저 때문에...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나 : 아니야. 네 탓 없고. 그냥 내 기분이...

 

 

사실 ㅊㅈ가 좀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이제 두번째 만나는 것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나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맥빠진 기분이랄까요. (도루묵-_ㅠ)

 

그렇게 택시가 서 있는곳까지 다다랐고 ㅊㅈ에게 물었습니다.

 

나 : 어디까지 가니

 

女 : 아니에요 오빠. 혼자 갈 수 있어요^^

 

나 : 너 취했어. 내가 걱정되서 그래 (택시 안에 있던 기사아저씨의 눈빛ㅠ 죄송해요. 그런 의도가 아니라ㅠㅠ)

 

 

그렇게 둘이 택시를 탔고, ㅊㅈ의 집근처까지 가는 도중에 서로 별 다른 대화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을 했고 같이 내렸지요.

 

 

나 : 조심히 들어가.

 

女 : 오빠...

 

나 : 응...?

 

女 : 오빠 참 좋은 사람같아요^^;;

 

 

 

 

 

 

나 : 그런말.. 어떤 사람에겐 되게 잔인한 말일 수도 있어.

 

 

 

 

 

그렇게 그날은 서로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대단히 뻘쭘한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는길과 집에 도착한 후 내내 만감이 교차하며 느껴지는건.

 

(아... 이런 미친놈 이제 두번 봐놓고 왠 개같은 ㅁㄴㅇㄻㄴㅇㄻㄴㅇㅎㅁㄴㅇㄻㄴㅇㄹ)

 

감정이 시키는대로 질러놓긴 했지만 왠지 ㅊㅈ가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빠르게 들면서 후회가 막 밀려오더군요-_-

 

사람이란게 참 본능에 충실한동물인것 같더군요.

 

배가 고파져 냉장고에 있던 삼각김밥을 꺼내 우물거리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부르르르르-

 

응 뭐지?

 

하면서 확인을 해보니

 

형님 저 인천 올라왔습니다ㅋㅋㅋ 안주무시면 술한잔ㅋㅋㅋ -아는 남!!!!!!!동생-

 

저는 반가운 마음이 순식간에 몰려왔었드랬죠.

 

바로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나 : 뒤질래? 쳐 자.

 

 

딸깍ㅡ

 

 

ㅊㅈ인줄 알고 기대했던 내 마음을 동생에게 화풀이 하고 (미안 동생아-_-)

 

아무생각 없이 잘 준비를 했는데

 

-부르르르 부르르 부르르-

 

전화더군요.

 

아 놔 이 자식이 뒈질라고......... 응?????????

 

 

 

 

 

ㅊㅈ더군요

 

그렇게 생각치도 못한 ㅊㅈ의 전화에 당황하며 핸드폰을 들었습니다.

 

(설마 시트콤 처럼 손이 미끄러져 전화를 꺼버리진 않겠지;; 내 인생 순풍산부인과ㅠ)

 

 

나 : 여보세요

 

女 : 오빠. 잘 들어갔어요?

 

나 : 응. 지금 집이야.

 

女 : 그랬구나...

 

나 : 응. 잘 들어갔니?

 

女 : 오빠가 데려다줘놓구선ㅋ

 

나 : 음.........

 

女 : ........

 

 

 

 

 

나, 女 : 저기...

 

 

 

 

 

 

나 : 먼저 말해.

 

女 : 아니에요 오빠 먼저...

 

나 : 괜찮으니 네가 먼저 말해.

 

女 : 아... 음... ...

 

나 : ??????

 

女 : 저... 약속... 지킬거죠...?

 

나 : 응? 무슨 약속

 

女 : 사진... 가르쳐준다고 했잖아요...

 

나 : 아아. 그거. 물론이지. (만쉐-_-)

 

女 : 하하;; 다행이다. 난 오빠가 화나서 나 안볼줄 알고^^;;;

 

나 : 그럴리가... 화난거 아니라니까...;;;

 

女 : 음. 알았어요. 근데 오빤?

 

나 : 나 뭐?

 

女 : 오빤 무슨 얘기 하려고 했는데요.

 

나 : 음........

 

女 : ???????

 

나 : 미안하다고...

 

女 : 네? 뭐가요??

 

 

 

 

 

나 : 안볼줄 알았다고 생각들게 해서

 

 

 

 

 

 

 

 

 

 

 

 

 

 

 

 

 

 

 

 

음. 짧게 자주 올리려고 노력하는것도 쉽지 않네요.

 

아시겠지만 이 이야기는 09년도 일이고 이미 결말이 있는 이야깁니다.

 

조금씩 썰을 더 풀어가면 아시겠지만,

 

제 인생에 또 이런일이 있겠나 싶을 정도로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그런 이야기 들이 조금 더 남아있습니다.

 

그때 사실 유무를 원하시는 분들에겐 사실이다 라고밖엔 드릴 말씀이;;;

 

그땐 정말 소설아니냐 라는 소리를 무지하게 들을것 같군요ㄷㄷㄷㄷ

 

그래도 뭐 꾿꾿하게 써 내려 갈랍니다.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는 밝히지 않을게요.

 

(밝히려고 했지만 많은 분들이 반대를ㄷㄷㄷㄷ;; 칼맞는줄;;;)

 

그냥 이 글 보셨던 분들께서 상상하셨던 결말보다 조금 다른 식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것만

 

말씀 드릴게요.

 

긴글 읽어주시고, 또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도 저에겐 매우 색다른경험입니다^^

 

감사드려요ㅡ


나 : 안볼줄 알았다고 생각들게 해서

 

 

 

 

 

그렇게 잠시나마 서먹했던 것을 전화로 잘 풀었습니다. (막 울뻔했음ㅠ)

 

그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왔다면 만나왔지만.

 

이번처럼 색다른 인연, 우연, 느낌은 한번도 없었기에

 

더욱 설레었나 봅니다.

 

ㅊㅈ와 함께 이곳 저곳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사진좀 찍었다 싶은 사람들은 한번쯤 가봤다던 포인트들)

 

동네도 가깝다면 가까운 편인지라

 

평일에 제가 야근하지 않는 날이면 (나는 한마리의 scv)

 

슬리퍼 질질 끌고 ㅊㅈ와 만나서 치맥 같은 (전 맥주를 못마셔서 소주를 가볍게)

 

것도 즐기곤 했지요

 

그렇게 한달여 정도를 ㅊ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들 다 해봤던 소소한 데이트들이라 디테일하게 언급하진 않을게요.

 

써봤자 그냥 루즈해 질 뿐이라^^;;)

 

그렇게 만나면서 많은 얘길 하게 되고,

 

ㅊㅈ는 저에게 저 또한 ㅊㅈ에게 서로간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이라 여기선 자세히 언급할 수 없지만,

 

ㅊㅈ가 휴학을 하게 된 사정도 예전 남자친구 때문이더군요.

 

(남자쪽 사정이 어려워져 남자도 알바신공, ㅊㅈ도 도와준답시고 알바신공 뭐 대충 그런 뻔한 스토리)

 

아무튼 그러다 보니 그 군바리 자식이 제 눈엔 더욱 곱게 보일리가 없었겠지요.

 

과거야 그러던지 말든지,

 

여기저기 놀러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고 추억도 하나 둘 만들어갔습니다.

 

ㅊㅈ에게 사진을 직접 주지 않고 제 싸이에 올린 후 스크랩 해가라고 시켰습니다.

 

(ㅊㅈ 주변인들에게 남자친구로 보이라고ㅋㅋㅋ

 

실제로도 ㅊㅈ 친구들이 저를 새로운 남자친구인줄 알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이따금씩 보이는 ㅊㅈ의 쓸쓸한 모습과 표정은

 

항상 신경이 쓰이더군요.

 

그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ㅊㅈ의 ing 는 나니까요.

 

 

 

 

 

하루는 ㅊㅈ네 동네에서 슈퍼 앞에 만들어진 마루단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던 날이 있었습니다.

 

(물론 전 소주를 가볍게-_-;;;;)

 

정말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슈퍼 아주머니? 할머니? 아무튼 핀잔을 주시더군요-_ㅠ 어여들 들가 가게문닫게)

 

전날 비가많이 왔다가 갠 탓인지. 하늘이 무척 맑았고

 

인천에선 쉽게 볼수 없는 별들이 그날따라 많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마루단상에 누워 한참을 말 없이 별을보았습니다.

 

 

 

 

 

나 : 무슨생각해?

 

女 : 그냥. 별 참 이쁘다... 오빠는요?

 

나 : 그냥. 너 참 이쁘다... 정도?

 

女 : 아 뭐에요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

 

女 : ??

 

나 : 혜연아... (편의상 가명을 좀 쓸게요ㅠ ㅊㅈ야 이러면 이상하잖아요)

 

女 : 네?? 왜요??

 

나 : 나한테 와라.

 

女 : 오빠... 무슨...?

 

 

 

 

 

나 : 웃게하진 못해도 울리진 않을게.

 

 

 

 

 

女 : ........

 

 

 

 

 

ㅊㅈ는 대답대신 알수 없는 미소를 지긋이 지어주었습니다.

 

18살 첫 사랑때 고백이란 것을 처음 해 보았습니다.

 

추운 겨울. 빌딩 사이로 불어오는 골목바람 맞으며

 

눈도 못마주치고 그저 '예전부터 좋아했어' 라는 한마디가 어려워

 

30분 동안 애를 불러놓고 바들바들 떨다가 심장이 터질것 같이 두근대며

 

나지막히 말했던 그 기억.

 

 

 

 

 

그 후로 고백다운 고백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풋풋하고 아름답지만,

 

그때의 그 심장이 들렸다 놨다 하는 기분은

 

두번 다시 겪고싶지 않은 기분이었기 때문이죠.

 

여자를 만났다면 많이 만나봤지만,

 

다들 그렇게 만나다가 자연스래 흘러가듯 연인이 되는.

 

어쩌면 조금 많이 퇴색되어 버린 그런 연애를 했던것 같습니다.

 

 

 

 

 

그런 27살 남자가 생애 두번째로 고백이란걸 합니다.

 

 

 

 

 

18살 소년에서 10여년이 지난 어른이 되어...

 

 

 

 

 

나 : 웃게하진 못해도 울리진 않을게.

 

 

 

 

 

 

ㅊㅈ는 대답대신 알수 없는 미소를 지긋이 지어주었습니다.

 

사실 대답같은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을 누군에게 진심으로 표현할수 있는,

 

또한 그럴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그렇게 둘이 한참을 별을 보다가 돌아갔습니다.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얘기하면

 

부끄럽고 찌질하지만 당시 제 싸이엔 방문자를 알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돈을 월 계정으로 계산하면 프로그램을 설치해주는 업체가 있었어요. 지금은 도메인 폐쇄

 

여담인데 한번쯤 썸씽 있었다 싶은 사람들은 한번씩 다 들어오더군요-_-)

 

변명을 좀 하자면 이상한 싸이코 같은 사람이 제 홈에 테러를 하기도 하고,

 

전 여자친구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가끔 내 생각은 하는지, 나를 잊었는지...)

 

ㅊㅈ와 만난 후부터 딱히 방문자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추적 싸이트에 상당히 오랜만에 접속을 하게 되었죠.

 

(싸이트에서 방문자를 확인하는 방식)

 

그리고 하루에도 수차례나 내 싸이에 들어오는 한 사람.

 

ㅊㅈ가 제 싸이에서 사진을 스크랩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불안한 기운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 사람의 싸이를 들어갑니다.

 

 

 

 

 

홈 메인에 연락처와 간결한 인삿말...

 

느낌상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군바리 자식...

 

 

 

 

 

아니...

 

 

 

김혜연 전 남자친구... (편의상 가명)

틀림 없었습니다.

 

느낌도 느낌이지만 그 보다. 그 추적 프로그램이란게 이전 싸이를 타고온 기록까지 뜨니까요.

 

홍길동>ㅊㅈ>나 이런식으로 말이죠.

 

 

 

뭐지... 군바리라고 하지 않았나...

 

어떻게 이렇게 매일같이 들어올 수가 있지 그것도 몇십분 단위로...

 

 

 

알 수 없는 느낌에 쉽싸였습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심장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꾸물거리는 기분.

 

박동수가 빨라지고 어릴때 주사 맞기 전에 그 초조함 같은 느낌의, 그리고 손에 식은땀

 

 

 

ㅊㅈ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언가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 또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치만 애써 묻어두려 합니다.

 

지금 느끼는 행복감을 깨뜨려버리고 싶지 않았기에.

 

마음 깊숙한 곳에서 솓아오르는 그 무언가를 애써 억눌러 버렸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듯 일주일간 ㅊㅈ와 계속 연락을 했습니다.

 

간신히 그 일을 머릿속에 지워버린 채.

 

 

 

그렇게 어느 날 여느때와 다름 없이 ㅊㅈ와 데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女 : 오빠. 무슨 생각해요?

 

나 : 응 아니야. 아무것도.

 

 

ㅊㅈ가 제 라떼가 담겨있는 잔을 들어 제 볼에 갖다 댑니다.

 

 

나 : 뭐야..;;;

 

女 : 다 식었어... 오빠 이 커피 다 식을동안 한마디도 안하고 멍하니 있었어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나 : 아... 미안... 요즘 회사에 일이 좀 많아서...

 

女 : ... 아무리 그래도... 요즘 오빠 이상해... 요새들어 자주 이러는거 알아요?

 

나 : 정말 미안...;;;

 

女 : ........

 

 

ㅊㅈ가 나에 행동에 삐진것도...

 

못마땅해 하는것도 알 수 있었지만...

 

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 녀석이 방문하고 있다는 걸 알고 일주일...

 

그 일주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짐 없이 내 싸이를 들어온다...

 

그놈이 어디서 개 땡보 근무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정상적인 군바리라면 절대 불가능하다... -

 

 

 

 

 

만약 ㅊㅈ의 말대로 녀석이 정말 군바리라면,

 

그리고 내가 겪고 있는 일 또한 사실이라면...

 

생각보다 위험한 녀석일지도 모른다는 노파심 섞인 걱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사람의 상상력은 정말 무섭다고 하던가요.

 

이미 제 머릿속에선 온갖 상황과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ㅊㅈ도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나 : 어떤 녀석이었니...

 

女 : 네???

 

나 : 전 남자친구...

 

 

저의 질문에 ㅊㅈ의 표정이 굳어집니다.

 

 

女 : 오빠.

 

나 : ?????

 

女 : 신경쓰여요?

 

나 : 아니... 그냥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서...

 

女 : 오빠도 과거에 집착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나 : 그런게 아니.....ㄹ (발끈해서 언성이 조금 높아졌습니다.)

 

女 : ........

 

나 : 미안...

 

女 : 후우... 오빠가 괜히 그런걸 물어보는 사람 아니란거 알아요...

 

     무슨일 있어요? 누구한테 이상한 소리 들은거에요?

 

나 : 아니야 그런거...

 

 

솔직히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ㅊㅈ가 걱정되는 것도 걱정되지만.

 

내 안에있는 의심 또한 그대로 무시되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女 : 남자다운 사람이었어요...

 

나 : ?????

 

女 : 우직하고... 거짓말 못하고... 융통성도 없고...

 

     그래도...

 

女 : 나이는 어리지만, 깊고, 큰 사람...

 

나 : ... 그랬구나...

 

女 : 오빠 이제 그만 우리 일어나요.. 오늘 오빠 기분도 안좋은것 같고 많이 피곤해 보여요^^;;;

 

나 : 데려다 줄게...

 

女 : 아니야... 오늘은 그냥 나 혼자 갈래...

 

 

 

 

 

 

차마 더 붙잡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ㅊㅈ가 애써 이상하게 구는 나를 배려해 주는 모습도.

 

그리고 일단 확인해야 했습니다.

 

저 또한 이별 후에 그렇게 쿨하지 못하고 구질구질하게 굴긴 했지만,

 

ㅊㅈ말대로 남자답고 우직하고 어쩌고 한 녀석이라면,

 

제 싸이에 남겨진 흔적처럼 구질하게 굴진 않을테니...

 

그리고 정상적인 군 복무중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위도...

 

 

 

 

 

집에 도착해 싸이트를 엽니다.

 

그리고 녀석싸이에 들어가 이것저것 확인해 봅니다.

 

히스토리를 보니 연락처를 등록한건 비교적 최근...

 

나는 핸드폰을 열고 그 번호로 연락을 했습니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